갇힌 정보제공자와 열린 정보제공자

내가 블로그에 매료되었던 것은 아마도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다는 매력이 아니었는가 싶다. 생각나면 그때 그때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볼 수 있으며, 말 할 수 있는 공간자체의 매력이라고 할까?

사실 허공에 대고 소리치기식의 이런 글쓰기는 우리 네티즌들에게는 상당히 낮설은 기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는 PC통신을 사용할때부터 ‘동호회’ 라는 단체적 조직을 통해서, 컴퓨터를 배우고 통신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단체적 조직은 그곳에 가입한 모두에게는 정보를 제공했지만, 가입하지 않은 외부인(guest)에는 인색하리만치 정보제공에 민감했다. 일단 가입을 해야지 내용을 볼 수있었다.

블로그는 열린 정보제공자라고 생각한다. 누가 읽을지, 누가 찾아올지 알 수 없으며, 그것에 개의치 않고 쓰는 것이 블로그이다. 블로그가 급속도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지금까지 갇힌 정보제공에 익숙했던 네티즌들이 블로그라는 새로운 정보제공방식에 열광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리저리 이어지는 링크와 항상 글을 올릴 수있는 방식. 쌓여가는 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네티즌들에게는 재미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모르는 누군가가 코멘트라도 달아준다면, 허공에 소리쳤던 공허한 메아리가 누군가 듣는 의미있는 메아리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이 풋풋한 재미가, 갇힌 정보제공에 묻혀 있던 네티즌을 끌어들인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털들의 블로그 서비스제공이 다시 우리를 갇히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블로그라는 열린정보제공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만 크게 보면,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은 그곳에서만 링크를 공유하고,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물론 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도 볼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보는 빈도와 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보는 빈도가 얼마인가? 다른 블로그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가? 에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것은 블로그가 빠르게 정착했지만, 정작 블로그가 무엇이며,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블로그가 주는 매력덕분에 빠르게 정착된 블로그 문화가 오히려 다시 우리를 갇히게 하지는 않을지…

블로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열린 정보제공에 대한 의미심장한 화두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블로거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