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치유하는 법

최근에 영화 3편을 봤다. 비버(The Beaver), 웰 컴투 마이 하트(Welcome to the Rileys),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まほろ駅前多田便利軒)이다. 위의 영화들은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이 약간씩 틀리지만 공통적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법으로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음.

우리는 모두 아프다.
위의 영화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아프다. 모두 어떤 아픔들을 가슴에 품고 내색하지 않고,마치 평범한 것처럼 하루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왜 우리 모두는 아프다는 생각을 했을까?

현재의 우리의 상황을 보면 정말 녹록치 않은 삶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며, 직장을 얻고 어떻게 어떻게 결혼을 해도 집 사고, 얘 키우기가 무서울 정도로 힘들다. 이른바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가 나올만한 세상인 것이다.

과연 얼마나 녹록치 않은 삶인가? 모든 것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고, 정부는 수도권 과밀화 방지정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갈수록 서울로 모이고 있다. 공부, 직장을 위해 좁디 좁은 땅떵이에서 얼기설기 살고 있지만, 오늘과 내일조차도 숨막히기는 매 한가지다.

가족의 해체, 1인이 살아가는 힘든 세상
가족은 이미 해체되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지만 이 땅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가 뿔뿔히 흩어져 제 몫을 해야 살 수 있다. 결국 같이 살고, 같이 세상을 헤쳐나간다고 생각하지만 ‘홀로’ 인 것이다. 이미 ‘홀로’ 인 우리에게 대화와 소통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 다시 희망찬(?) 내일을 위해 오늘은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버(The Beaver)에서는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이 부족할 것 없는 가족의 모습이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는 각자의 일들만으로도 바쁘다. 블랙(멜 깁슨)은 장난감 회사 사장, 메레디스(조디 포스터, 특이한 직업이지만 롤러코스터 설계자) 그리고 아들들은 각자의 생활에 모두 각자의 일들로 몰두하고 있다. 모두는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말 가족일까? 정말 행복할까?

웰 컴 투 마이 하트(Welcome to the Rileys)에서도 부부의 모습은 매 한가지다. 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더그와 로이스는 부부이지만 부부의 모습이 아니다. 이미 대화는 단절되었고, 하루하루가 그냥 하루하루 일 뿐이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 집에서는 위의 두 영화와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다다와 교텐이 가족을 통해 받은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가는 가를 잔잔하게 따라간다.

아픔은 아픔으로, 그리고 소통으로
결론 부터 이야기하자면 ‘아픔이 아픔을 소통을 통해  치유’한다. 비버(The Beaver)에서 포터(안톤 옐친, 영화에서 멜 깁슨의 아들로 출연)는 노아(제니퍼 로렌스)와의 관계를 통해 그 사실을 깨닫는다. 아픔은 결국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웰컴 투 더 마이 하트(Welcome to the Rileys)에서는 말로리(크리스틴 슈튜어트)가 보일러를 고치고 있는 더그에게 라이터를 던지며 말한다.

“왜 아줌마 한테 딸이 죽은 이유가 아줌마 잘못이 아니라고 얘기 하지 않았어요!” 

더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느끼게 된다. 왜 이야기(대화, 소통)하지 않았을까? 그냥 내 아내가 딸의 죽음 때문에 아퍼하고 힘들어하니, 그대로 두자. 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는 하지 않았구나. 결국 더그와 로이스는 말로리 때문에 다시 화목하고 행복한 부부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 집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치유의 모습이 나온다. 왜 다다는 심부름 집을 운영하고 있을까?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다다가 심부름 집을 운영하는 이유가 보인다. 물론, 주인공은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심부름 집을 운영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심부름 집을 운영하며, ‘하나’라는 치와와개와 원래 주인, 그리고 그 개를 키우는 술집 아가씨들, 그리고 양엄마와 같이 사는 아이, 그리고 또 양엄마와 같이 사는 야쿠자의 이야기를 통해 다다와 교텐은 자신의 아픔을 치유하게 된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돕고 소통하며 치유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픔을 치유하는 법
우리는 모두 아프다. 사실 직장에서든 어디에서든 즐겁고 행복하지도 않지만, 가면을 쓰고 즐거운 척, 행복한 척하고 있다. 어느 순간 왜 사는가? 는 물음이 떠오르는데, 그 물음이 가슴을 콕콕 찌르고 어딘지 모를 아픔을 선사한다. 그 아픔은 잠깐 동안은 잊어버리고, 밀어둘 수 있지만 그 만큼 자꾸 가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삶에 지쳐서 대화보다는 이해해주길 바라고, 소통보다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우리가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어느덧 다가온 “왜 사는가?” 라는 물음을 가슴 속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게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가족과, 나의 동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아픔이 아픔을 소통을 통해 치유하므로…

2 thoughts on “아픔을 치유하는 법

  1. 조금전에 끝난 kbs스페셜에서 30대들의 팍팍한 현실에 대해 보여주더군요. 회사를 다니다 공무원 준비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 하루 1건 정도 주문이 들어올 뿐인 영세쇼핑몰을 운영하는 커플, 30대 초에 취업이 되지 않아 치킨집을 시작한 부부의 이야기 등…

    생계를 이어갈 직업을 갖는다 것, 삶의 안식처인 가족을 만든다는 것, 집을 장만한다는 것 등…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것들이 하늘에 매달린 별처럼, 값비싼 명품처럼… 보통사람의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어느덧 희망을 찾기 어려운 좌절의 시대, 분노의 시대가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지하철 막말남, 막말녀의 모습에서 손대면 터져버릴 것 같은 도시속 사람들의 고통과 분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1. 결국 이런 것들이 아픔으로 사람들의 가슴속에 박힌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그 아픔을 내보이지 않고 가슴속에 넣어두기 때문에 폭발하는 것이겠지요. 대화와 소통, 그리고 가족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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