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할 수 밖에 없다!

이글은 지난 2002년 12월 31일 작성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도 헷갈릴정도로 기억이 모호하다. 하지만 2002년의 끝을 잡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모호한 기억속에도 1년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항상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가지 다짐을 하지만 작심이 삼일이라 금방 잊어버리고, 마음이 움직이는데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그렇게 마음가는데로 움직이며 살다가 지금처럼 끝이 보일때쯤이면,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고 싶은것은 누구나 갖는 작은 소망이 아닐까?

오랜만에 전국답사를 하자는 제안이 보이는 순간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은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여기저기 전화하여 답사를 추진하자고 연통을 돌렸다. 답사를 추진하자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은 나의 심정도 있었지만, 올해의 마지막 꼬리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더 앞섰던 것 같다.

이미 분위기가 무르익었을까? 예상외로 뜨거운(?)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눈 내리는 내소사 전나무길, 겨울바다속의 채석강이 회원들의 마음을 동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결정이 되고, 답사를 떠나기 전까지 어찌나 설레던지.
문화재를 보러가는 것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회원님들을 뵙는것이 더 설레였다.

기다리는 것은 빨리 안 오는법!!

더딘 날이 지나고 답사를 떠나는 날이 밝았을 때 세상이 다 내 것인것 마냥 기분이 좋다!!
지체할 것 없이 이것저것 챙겨서 길을 떠난다.
얼마만에 움직여보는 것인가?

그 동안 너무 조용히 살았다!!
쌓였던 먼지를 떨 듯 툭툭 털고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
올 한해는 어느때보다도 고민이 많았던 한해였다.
졸업을 앞두고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한 고민이었다.
선택의 길이 많았지만 어딘지 모를 두려움 때문에 고민이 더 무거웠다.

하지만 고민이 많으면 선택이 어려운 법!!
이득보다는 실을, 탄탄대로 보다는 가시밭길을 택했다.

젊은날의 치기라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젊었을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데, 돈 주고도 못 사는 고생을 하고 싶어서 가시밭길을 택했다.
주위에서는 참으로 의아해 한다!!

저 놈이 미쳤나?
미친것도 아니요, 돈 것도 아니다!!
다만 초심으로 돌아갔을 뿐이다.
내가 처음 공부를 시작했던 초심!!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겠다.
싫증나서 내 팽겨쳐도 다시 물고 늘어지는 것을 하겠다!!
그래서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선택의 뒤여서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았을까?
오랜만에 가보는 채석강이며, 내소사가 반갑다!!
동해바다에서 그 깊은 파도소리를 들으며 감동했던 때가 기억난다.
동해의 그 깊은 파도가 반도를 돌아 서해로 왔을까?
짭조름한 바다 냄새며 깊은 파도소리가 나를 집어삼킬 것 같다.

그래서 그 동안에 쌓였던 먼지를 던져버리고 왔다.
두려움도 던져버리고 왔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초심을 맞이하고 왔다!!

정말 나는 우리 것을 사랑 할 수 밖에 없는가보다.